만리건곤정협행 수정본 162 (마지막회) > 소설극장

본문 바로가기

소설극장

만리건곤정협행 수정본 162 (마지막회)

야판
2022-10-03 04:26 2,482 0

본문


▣ 제162회 고척혼란(高瘠混亂)




곤륜의 수석 장로인 일청 도장(一淸道長)이 맹주 무유자의 뒤를 따라 기암석굴로 들어섰다. 그곳에는 화산의 장문인 혜인 선자와 화산 이걸, 종남의 단심 도장, 무당 삼현이라 일컫는 공진, 장허, 석정 등 이미 각 문파의 장문인과 제자들이 운집해 있었다.


 “맹주, 우리를 무림맹으로 부르면 될일을 굳이 이 먼곳으로 부른 이유가 뭐요?"


혜인 선자가 석굴로 들어서는 무유자를 보며 물었다.


 “기밀 때문이오.”

 “기밀?”

 “그렇소. 지금 강호를 어지럽히려는 일당들이 강호 협인들을 주시하고 있어요. 그처럼 그들의 눈과 귀가 무림맹을 노리고 있으니 우리도 긴급히 대비책을 세워할 할 밖에요.”

 “아하... 그래서 이곳을 은신처로 삼았구려.”

 “맞습니다. 근래 본 맹주가 강호를 흔들려는 검은 기운을 감지했기 때문이오. 해서 우리의 세(勢)가 그들의 눈에 뜨이지 않도록 이 은밀한 장소에 모이도록 부탁드린 거외다.” 

 “오호, 과연 맹주외다. 맹주가 이토록 강호 무림의 안위를 걱정하니 안심이 됩니다.”

 “당연히 무림맹이 해야할 책무지요.”


그들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옮기며 상황을 설명하던 무유자의 눈썹이 꿈틀했다.


 “헌데 점창과 현원문 또 모산과 동정채의 협인들은 보이지 않는구려...”


점창 장문인 무상진인, 현원문(終南門)의 문주 뇌정검 모산파(茅山派) 장문인 소면호 동정채 채주 단마수와 문파의 제자들이 보이지 않는 것을 확인한 무유자의 얼굴에 노기가 떠오른 것이다.


 “아마 늦게 도착할 모양이외다. 잠시 기다려 보시지요, 맹주.”


종남 장문인 단심 도장이 무유자를 달래듯 말했다.


 “어허, 답답한 사람들. 내 그토록 긴박한 사안이라 전했거늘. 지금 무림이 풍전등화의 시국인 걸 모르는가? 참으로 답답한 지고!”


무유자의 노기에 혜인 선자가 나서 한마디를 던졌다.


 “맹주, 무엇이 그리도 다급하오이까? 지금이 어떤 상황인지 설명이라도 해 주시면 좋겠습니다만...”


그 말에 무유자가 한껏 고뇌에 찬 표정으로 무겁게 천천히 입을 열었다.


 “본 맹주가 지금 모든 방파의 협인들 앞에서 자세히 설명하리다. 모두들 지난날 서문가의 폭거를 잘 알고 계시리라 믿소. 첩보에 의하면 그때 살아 남은 서문가의 여식과 지금 조정의 실권을 틀어쥔 황보가의 아들이 연합해 또다시 강호 무림을 또다시 손아귀에 쥐려 하오.”

 “아하, 스스로 단혼검이라 부르며 괴상한 무공을 펼쳐보이던 황보가의 황보정 그자를 말하는 게요? 그렇다면 우리가 모두 단합을 하여 그들을 물리치면 될것이 아니오?”

 “예, 여러 협인들. 본 맹주는 그 대비책을 의논하기 위해 여러분을 모신 거외다.”

 ”대비책은 무슨, 우리가 맹주를 믿고, 맹주의 영도 아래 모두 힘을 합쳐, 먼저 그놈들을 공격해 무릎을 꿇게 만들면 될 일을!”


무유자는 군웅들이 자신의 맹주라는 지위 아래 모두 단합하는 모습을 보며 회심의 미소를 떠올리며 은근히 부추겼다.


 “모두가 본 맹주를 이토록 믿어주시니 고맙소이다. 그럼 빈도가 앞장 설 테니 산동 제남의 황보세가로 쳐들어 갑시다!”

 “좋소이다. 우리 모두 맹주를 따릅시다!”


- 우와!

- 짝짝짝!


군웅들 사이에서 박수가 울리며 무유자의 말에 호응하는 함성이 터져나왔다.

자신의 선동에 그들의 호응하는 상황에 고무가 된 무유자가 군웅들의 앞에 서서 발을 내딛었다. 그 순간,


 “으하하... 으하하하...”


하늘 저편에 그림자가 번쩍 하더니 지축을 울리는 소성을 쏟아 내며 검은 옷의 인영이 장중으로 날아들었다.


 “어어어... 네놈은?”

 ”후후후... 맹주, 황보외다. 그 세치 혀로 이 많은 무림인들을 농락해 불러들였구려!”

 “무... 무슨 말을! 여러분, 이놈이 스스로 우리 앞에 나타났으니 오히며 잘 된 거외다. 이제 놈을 붙잡아 강호를 어지럽힌 죄를 물읍시다.”


무유자가 군웅들을 선동하자 황보정이 입가에 비웃음을 머금었다.

그처럼 무유자와 황보정이 말을 주고 받는 사이 날카로운 웃음 소리와 함께 여러 명의 그림자가 허공으로 부터 내려앉았다.


 “호호호... 호호호호호...”


녹의를 펄럭이며 바닥에 우뚝 서는 여인, 서문화령이다. 그 뒤를 따라 중원 삼공자 중 대공자 벽공(碧恭), 세째 공자 한구(悍拘), 그리고 구유곡의 홍의 여인 야접(夜蝶), 황의 여인 요화(瑤花) 청의 여인 염희, 구유 총사 하완(霞婉)까지 줄줄이 날아내렸다.


 “엇, 네년은 지난날 그때의 서문가의 여식, 과연 맹주의 추측이 맞았구나.”

 “오냐, 그렇다. 그날 네놈들에게 쫒겨 할아버지와 함께 무애 절벽 아래로 떨어진 서문가의 딸 화령이다. 허나 천행으로 살아남아 이곳에 섰다. 하지만 여러분들은 지금 이 맹주의 감언에 놀아나고 있는 것, 무유자는 맹주란 지위를 이용해 당금 무림을 장악하려 군웅들을 이곳에 불러들인 것이란 말이다.”

 “무슨 말도 안 되는 소리를, 맹주께서는 너희들의 음모를 모두 알고 네놈들을 응징하기 위해 고심을 하고 있는 게 보이지 않느냐!” 

 “푸훗, 홀려도 단단히들 홀렸구먼. 너희들이 신봉하는 이 맹주란 작자는 각 문파를 이용해 무림을 장악하려 허욕을 부리고 있다는 사실을 아직도 모르겠느냐?”


말이 점점 이상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자칫 잘못하면 자신의 속내를 들킬 염려도 있다 생각한 무유자가 큰 소리로 군웅들을 선동했다.


 “이년이 지금 우리를 이간시키려 하는 말이오. 어서 이놈들을 모조리 쳐 부수고 정의를 수호합시다.”


 ‘아무래도 미심쩍다. 이들이 행보가 의심쩍다면 맹주가 우리를 무림맹으로 불러 함께 의논을 하면 될 사안을 맹주 혼자 독단적으로 이곳에 우리를 불러 모았다. 그 방법 또한 마치 겁박과 회유를 하는 것 같았다. 해서 나도 우리 종남을 더욱 빛나게 해줄 무공비급이란 말에 이끌려 이곳까지 오지 않았던가!’

 

무유자가 한발 나서려는 순간 종남 장문인 단심 도장이 무유자를 제지하며 나섰다.


 “맹주, 잠시만. 이보시오, 서문 낭자. 맹주가 각 문파를 자신의 욕심에 이용하려 한다는 말이 무슨 뜻이오?”

 “그건 내가 답하리다. 맹주는 우리 가문과 무림의 가교 역할을 하던 황보가의 주구였지요. 즉 무림의 평화와 조정의 안정을 도모하려는 황보가의 고심을 무림의 맹주 무유자가 자신의 욕심을 채우려는 수단으로 이용을 한 것이지요.”

 “그 무슨 망발을, 안 되겠다. 우선 네놈을 먼저 처치해야 겠구나!”


무유자가 졸지에 손을 내밀었다.

무방비 상태의 황보정을 먼저 처리한 후 무림인들을 선동해 나머지를 제압할 작정이었다. 그러나,


 “후훗, 맹주께서 기습을 하신다?”

 “어어?”


무유자가 혼신을 다해 내뿜은 장력이 온데간데 없어지고 눈 앞에 우뚝 서 있던 황보정조차도 그림자처럼 사라져 버렸다.


- 털썩!


군웅들 눈에는 분명 황보정이 무유자의 장력에 늘브러지는 것이 보였는데 오히려 맹주 무유자 바닥에 쓰러져 꼼짝을 못하고 눈만 뒤집었다. 순간 황보정의 호통 소리가 군웅들을 귓속을 파고들었다.


 “모두들 그 자리에서 움직이지 마시오. 서문 낭자, 누구든 나서는 자가 있으면 지체말고 목숨을 거두시오.”

 “예 공자. 염려마세요.”


졸지에 맹주가 당했다. 맹주에 대한 소문의 진위는 차치하고라도 무림 맹주가 쓰러졌다. 강호의 문파들이 그냥있을 수는 없는 일, 황보정과 맞서기 위해 나서려 했으나 황보정의 한마디에 발이 묶여 버리고 말았다.

그런 순간에도 무유곡의 여협들과 천외천의 중원 이 공자와 무인들이 슬금슬금 군웅들을 에워싸며 압박을 했다.


 “호호호... 모두들 잘 들으세요. 이제 맹주는 폐인이 되었어요. 스스로 무림의 제왕이 되려던 헛된 꿈 때문이지요. 그러니 이제부터는 황보 공자의 명령에 복종하기를 바랍니다.”


서문화령이 군웅들을 바라보며 은근한 협박을 했다. 하지만 그들도 한 문파를 영도하는 무림의 장문인들, 서문화령의 한마디에 그냥 당할 수 만은 없었다.


 “낭자, 말씀이 지나치구려. 비록 맹주는 헛된 욕심 때문에 자신을 망쳤지만 그래도 우린 아직 건재하외다. 섯부른 획책은 마시고 그냥 물러가시오.”


혜인 선자의 진중한 말에 곤륜의 장로 일청 도장이 한마디 거들었다.


 “본문의 맹주는 그리했지만 우리 곤륜은 다르오이다. 혜인 장문인, 빈도도 무림을 지키는 일에 진력을 하지요.”


일청 도장까지 나서서 대응을 하는 상황이 되자 황보정의 생각은 바쁘게 맴돌았다.


 ‘이들을 한순간에 휘어잡지 않으면 복종시키기가 어려워 지겠구나!’


단단히 작정을 한 황보정이 천천히 손을 앞으로 내밀었다. 단 한번에 지극의 무공 단혼광무비록의 한 수 파혈단혼장을 전개해 모두를 발아래에 굴복시키려는 결심이었다.


- 휘이잉!


장풍이 성난 노도 같은 바람을 몰고 일청 도장을 덮쳤다.


 “커윽!”


그래도 곤륜의 수석 장로가 아니던가, 그런 그가 손바람 단 한 수에 전신의 혈이 막혀 꼬꾸라지고 말았다. 그 모습을 본 군웅들은 분노가 치밀어 모두 한순간에 달려나왔다.


 “일청 도우도 당했다. 우리 모두 힘을 합쳐 차륜전을 펼칩시다.”


혜인 선자가 무공의 부족함을 절실히 깨닫고 연합 공격을 제안했다. 상대의 무공을 보아하니 자칫하면 몰살을 당할 판, 이 순간에는 한 명씩 정당하게 대결한다는 강호의 법도도 필요 없었다. 우선 눈앞의 적을 물리치고 볼 일, 이 자리에서 살아남는 게 급선무였다.


 “호호호... 떼로 덤비시겠다? 그럼 내가 상대해 주지!”


서문화령의 입에서 조소가 터져나왔다. 그리고 그의 손에 붉은 안개가 자욱하게 맴돌았다. 백팔한옥금강주(百八寒玉金剛珠)의 가공할 무공 무상반야신장을 펼칠 준비의 자세를 취했다.


그 시각,

高瘠산 정상으로 오르는 기슭의 찻집에 신영협의 외방사령 신투 탁리영이 난화부인과 난화산장의 여협들, 소용 그리고 옥수나찰(玉手羅刹), 흑백쌍교 단우영과 단우량을 대동하고 초조한 마음으로 유운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뜻밖에도 곤륜의 제자 매서연이 곤륜으로 돌아가지 않고 함께하고 있었다.


 “상황이 급한데 어찌 이리도 늦으시는가?”


그 중얼거림이 미쳐 끝나기도 전에 한줄기 바람을 몰고 찻집 안으로 흰 그림자가 뛰어들었다. 그 뒤로 구와 학련, 그리고 일선 이성 삼사가 연이어 당도했다. 그들 중에 옥봉황도 함께 자리하고 있었다.


 “어어... 주군, 어서 오십시오.”

 “맹주의 준동입니까? 아니면 황보정의 술수입니까?”

 “소신이 알아본 바로는 맹주 무유지가 먼저 계략을 꾸민 것 같았습니다. 우선은 맹주가 새로운 사영대의 수장 방혼에게 황보 공자의 전언이라며 소식을 전했습니다. 맹혼은 맹주가 황보 공자의 수하라는 사실을 이미 알고 있었기에 맹주의 말을 믿을 수밖에 없었겠지요.”

 “무슨 전언을?”

 “예, 주군. 맹주는 맹혼에게 황보 공자의 부친인 황보 대인을 만나 조만간 천궁의 무리들이 황궁을 침범할 조짐이 보이니 어림군뿐 아니라 황궁을 지키는 전 병력을 배치해 황궁을 외곽부터 방비하라는 전갈이었답니다.”


당금의 조정을 틀어쥐고 황제까지 꼭두각시로 만든 상서(尙書) 황보승이 쉬 움직이지 못하도록 발을 묶는 전언이 아닐 수 없었다. 그리고는 조정의 병력이 미치지 못할 먼 거리인 고척산까지 황보정을 유인해 제거하려는 무유자의 복안이었던 것이다.


 “신투 선배님은 그 사실을 어떻게 알았습니까?”

 “하오문의 화 문주가 전서구로 알려 주었습니다. 화 문주도 이곳으로 달려오고 오고 있을 겁니다.”

 “그랬군요. 과연 맹주가 우리의 존재까지 이용한 잔꾀였습니다. 그런데 저곳의 맹주는 아직 무사합니까?”


우선은 맹주가 선수를 친 것처럼 보였지만 유운은 황보정의 치밀한 판단력을 생각하여 눈에 본 듯 무유자의 신변을 물었다.


 “맹주는 이미 당했습니다. 그리고 나머지 무림인들도 생사를 안심하지 못할 상황입니다.”

 “그래요? 그렇다면 우리 모두 빨리 정상으로 올라야겠군요. 모두 서두릅시다.”


유운은 재빨리 기암석굴로 향할 준비를 하며 건곤일선을 돌아보았다.


 “총관 어르신, 이성 삼사를 대동하고 황궁으로 가 황보 대인을 제압해 포박하세요. 그리고 소용 사매, 황궁은 사매의 은원이 얽힌 장소다. 사매가 신영협을 지휘하여 황제를 보호하라.”

 “예, 사형!”

 “그리고 옥 여협, 여협께서도 함께 가셔서 소용 사매를 도와 혹시 모를 황궁의 분란을 수습해 주세요. 간곡히 부탁드립니다.”

 “예, 상관 대협. 힘을 다해 돕겠습니다.”


혹봉황 옥린의 얼굴에 미소가 떠올랐다. 그 지엄한 천궁의 기족과 함께 강호의 일익을 담당하게 되었다는 기쁨의 표현이었다.


 “자... 그럼, 우린 어서 출발합시다.”


순간, 하얀 그림자를 펄럭이며 하오문주 화빙아가 장중으로 내려앉았다.


 “상관 공자, 늦었습니다.”

 “공자, 소승도 왔소이다.”


인사를 하며 다가오는 화 문주의 뒤를 따라 아미의 장문인 경심 선니가 큰소리로 인사를 하며 들어섰다.


 “오... 어서들 오세요. 강호가 소란스러울 때는 언제나 함게 해 주시는구려!”

 “어허, 공자께서도. 당연한 일이 아닌가요?”

 “맞이, 그렇지. 어쨌던 고맙습니다. 이제 어서 출발합시다.”


모든 안배를 마친 유운이 산 정상을 향해 몸을 날리자 난화부인을 위시한 여협들과 구와 학련이 뒤따랐다. 그리고 화 문주, 경심 선니가 그 뒤를 이어 몸을 날렸다. 


 * * * * * * * * * * * * * * * * * *


기암석굴 주변은 이미 피바람이 휘몰아치고 있었다.

화산이걸이 비틀거리고 무당 삼현 역시 부상을 당해 늘어져 있었다.


 “아악, 사부님!”


매서연이 쓰러져 있는 맹주 무유자를 보고 한걸음에 달려들었다. 그 상황을 지켜본 유운이 매서연을 향해 다급히 말했다.


 “매 낭자, 잠시만 비켜 주시오.”


급히 무유자의 상태를 살핀 유운이 우선 막힌 혈맥을 풀고 매서연에게 말했다.


 “매 낭자는 지금 바로 맹주을 모시고 곤륜으로 돌아가세요. 맹주는 이제 무공을 쓸 수는 없겠지만 생명에는 지장이 없을 거외다.”


그리고는 장내를 둘러보며 호통을 쳤다.


 “모두들 멈추시오. 더 이상 난동을 부리면 본 공자가 보고만 있지 않을 것이오.”


피비린내에 얼굴을 찌푸리는 유운의 앞을 서문화령이 막아섰다.


 “또 네놈이냐?”

 “화령 아가씨, 그냥 물러나세요. 그럼 별탈 없을 겝니다.”

 “푸훗... 이젠 어림없다. 지난날의 우리로 생각하면 오산이야!”


화령의 황보정을 슬쩍 돌아보고는 구유 시녀들에게 명령을 했다.


 “총사 하완과 야접 요화 염희는 저 여협들을 어서 제압해 꿇려라. 난 이놈을 상대하겠다.”


손가락으로 난화부인과 그 주변의 여협들을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소리를 지르고 자신은 무상반야신장을 불패의 무공이라 과신하며 유운을 겨누었다. 그러자 중원 이 공자 역시 구유 시녀들과 합세해 경심 선니와 화 문주를 노리며 다가들었다.


 “화령 낭자, 나도 도우리다. 우리 한꺼번에 해치웁시다.”

 “구 아우, 학련 누님. 두 분이 황보 공자를 막아 주시오. 난 화령 낭자를 상대 하리다.”


유운의 앞을 막아서는 황보정을 구와 학련에게 맡기며 자신은 화령에게 다가섰다. 그래도 어릴 때부터의 인연, 목숨만은 남겨두고 싶은 배려였다. 


 “후후... 나를? 좋아, 내가 네놈의 목숨을 거두지!”


말은 그리하면서도 지극히 조심스럽게 무상반야신장의 공력을 손에 담으며 한순간에 홱 뿌렸다. 그러나 유운의

무극파천장(無極破天掌)이 더 빠르고 더 강맹했다.


 “으윽, 컥!”


서문화령은 그토록 자신하던 백팔한옥금강주(百八寒玉金剛珠)속의 무공을 제대로 펼쳐보지도 못하고 단 한 수에 쓰러지고 말았다. 그건 유운의 고심에 찬 마음이었다.

이리저리 피하고 상대의 무공을 받아주고 하면 점점 약이올라 무작정 덤벼들어 부상을 당할까 염려한 유운이 단 한 수로 서문화령을 제압해 버리고 만 것이다.


 “어엇, 화령 낭자!”


황보정이 그 광경을 보고 유운에게 달려들었다.


 ‘음... 여기서 모든 은원을 끝내자!’


시간을 끌면 부상자만 더 늘어날 것, 단단히 결심한 유운이 손에 백옥선을 빼어 든 후 사정을 두지않고 무극파천의 선풍을 전개하며 노도처럼 밀려오는 황보정의 장력을 되받아쳤다.


 “크윽!”


숨넘어가는 소리다.

관용을 베풀면 또다시 같은 행위를 되풀이 할 황보정이기에 유운이 눈물을 머금고 목숨을 끊어 버린 것이다.


 “자... 이젠 모든 것이 끝났소이다. 구유천곡의 시녀들은 어서 그대들의 곡주를 모시고 돌아들 가시오. 구 아우, 학연 누님. 우리도 화양별궁으로 돌아 갑시다.”

 “예, 주군!”

 “난화부인, 아미 장문인과 화 문주 그리고 여협들도 소생과 함께 가는 게 어떻겠소? 화양별궁의 경치도 구경할겸 말이외다. 여기 모인 군협들 모두도 함께 나서지요.”


이제는 강호 무림의 진정한 평화가 이루어졌다는 생각에 모두가 기쁜 마음으로 유운의 뒤를 따라 나섰다. - 끝 -


댓글목록0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전체 2,526 건 - 1 페이지
번호
제목
글쓴이
야판
2022-10-03
2,525
야판
2022-10-03
2,065
야판
2022-10-03
2,524
야판
2022-10-03
1,866
야판
2022-10-03
2,523
야판
2022-10-03
1,564
야판
2022-10-03
2,522
야판
2022-10-03
1,672
야판
2022-10-03
2,521
야판
2022-10-03
1,724
야판
2022-10-03
2,520
야판
2022-10-03
1,614
야판
2022-10-03
2,519
야판
2022-10-03
1,649
야판
2022-10-03
2,518
야판
2022-10-03
1,839
야판
2022-10-03
2,517
야판
2022-10-03
1,560
야판
2022-10-03
2,516
야판
2022-10-03
1,484
야판
2022-10-03
2,515
야판
2022-10-03
1,818
야판
2022-10-03
2,514
야판
2022-10-03
1,865
야판
2022-10-03
2,513
야판
2022-10-03
1,668
야판
2022-10-03
2,512
야판
2022-10-03
2,829
야판
2022-10-03
게시판 전체검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