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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건곤정협행 수정본 151

야판
2022-10-03 04:26 1,81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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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第 31 章


▣ 제151회  격노작몽(激怒昨夢)




지금은 이렇게 옥봉항이라는 별호까지 얻고 무림의 존경을 받고 있으나, 지난날 보련 신니의 탁발행이 아니었다면 들짐승에게 먹혔거나 굶어죽을 뻔한 가련한 아이였다. 산길에 버려져 죽어가는 핏덩이, 그 모진 목숨이 탁발을 다녀오던 보련 신니에게 발견되어 옥린(玉燐)이라는 이름까지 얻고, 신니의 손에서 손수 키워졌다. 그 아이 옥린은, 자랄수록 하나를 가르치면 열을 알고 또한 무공을 가르치면 무공의 도(道)까지 스스로 깨우칠 만큼 명석한 천하 영재였다.

그날로 부터 보련 신니의 진전을 이어 받아 이제는 오히려 스승의 가르침을 능가해 스스로 무공의 일가를 이룬 그때, 강호 무림은 일해낭중 천강의 만행에 숨을 죽이고 있었다. 그 어느 날, 스승 보련 신니가 옥린을 불전으로 불렀다.


 “내가 널 더 가르칠 게 없다. 이제부터는 심산유곡을 찾아 마음의 수양을 하며 네 스스로 무공의 극을 터득하도록 해라.”


산골 암자에서만이 일상이 안목을 좁힌다는 생각에 세상의 견문을 넓히라는 보련신니의 배려였다. 그렇게 강호주유를 하며 옥봉황(玉鳳凰)이라는 별호까지 얻은 옥린이 다시 찾은 보타암은 그녀가 떠날 때와는 무언가 달라져 있었다.


 * * * * * * * * * * * * * * * * * *


 “사부님, 무슨 일이 생겼습니까?”


조심스럽게 묻는 옥린을 가까이 부른 보련 신니의 표정은 심각했다.     


 “일전에 강호의 어느 소문 때문에 부득불 먼길을 다녀온 적이 있다. 그 나들이는 무림의 정의를 수호하는 길이기도 했다.”

 “그런 일이 있었습니까?”

 “그 시기 중원에는 이상한 소문이 떠돌았다. 해서 네가 그 소문의 진위를 확인을 했으면 한다.”

 “무슨 소문입니까?”

 “무공 비급이 숨겨진 장소가 표시된 한 장의 그림에 관한 소문이었다. 그리고 그 그림 몽환도를 찾아 이곳 남해로 가져와 이 스승에게 건넸으면 한다. 그 그림이 이 스스의 손에 들어오면 불태워 없애 강호 분란을 먹으려 한다.”

 “알겠습니다, 사부님. 몽환도가 정말 있는 것인지, 또 강호의 소문이 진실인지 그 진위를 확인하라는 말씀이지요.”

 “네 말이 맞다. 네가 강호로 나가 소문의 진위를 필히 확인을 한 후 정확한 사실을 알리도록 해라. 자칫 잘못하면 보타암이 피비린내의 소용돌이에 휘말리게 된다.”


보련 신니로 부터 극비의 명(命)을 받은 옥린은 그 날로 남해를 떠나 수년간 강호를 주유하였으나, 그 몽황도가 어느 섬에 숨겨져 있다는 사실 외에는 어느 한 가지도 알아내지 못하고 다시 남해로 돌아왔다.


몇 년 만에 돌아온 옥린은 아연실색을 했다. 보타암 경내에는 인적하나 없이 적막하기만 하고 수련에 열심이던 비구니는 한 사람도 눈에 뜨이지 않았다.


 “아앗, 이게 어찌된 일이냐?”


한달음에 달려가 선방 안으로 뛰어 들었다. 그러나 선방 안에도 스승 보련 신니는 없었으며 스승의 흔적 또한 아무것도 남아 있지 않았다.


 “역시 계시지 않구나. 어찌된 일인가?”


혹시라도 남아 있을 스승의 흔적이라도 찾으려 방 안 구석구석을 살폈으나 어느 하나 남아 있는 것은 없었다. 실내를 찬찬히 둘러보던 옥린의 눈이 빛났다. 서까래 위에 조금 삐져나온 하얀 물체를 발겨난 것이다. 신속히 천장으로 날아오른 옥린은 봉서(封書)의 하나를 들고 내려앉았다.


 ㅡ 린아, 이 사부가 우연히 몽환도가 가리키는 곳이 무하도란 사실을 알고 그곳으로 간다. 혹시 헛소문이라도 돌아 이곳 보타암에 기경비서가 숨겨져 있다는 소문이라도 나면 이곳에 혈풍이 불듯 하니 너도 어서 이 암자에서 멀리 벗어나 있기를 바란다. ㅡ


그길로 뒤돌아 또 한 번 강호행을 할 수 밖에 없었다. 옥린이 스승의 흔적을 따라 무하도를 찾아 혜매다가 끝내 찾지 못하고 다시 보타암을 찾았을 때는 그 기막힌 상황이 벌어져 있었던 것이다.


 * * * * * * * * * * * * * * * * * * *


 “이보시오, 옥 여협! 어찌 내 말에 대답을 않는 게요?”


지난 생각에 젖어 있던 옥봉황의 귀에 벼락 치듯 고함 소리가 울려 정신이 번쩍 들었다.


 “죄송해요, 공자. 잠시 지난날을 생각하느라 공자의 말을 제대로 듣지 못했어요.”

 “한참 말을 나누다 어찌 그리 정신을 놓고 있었소? 소생은 여협의 스승이 어떤 분인가 물었습니다.”


이 청년이 누군지 짐작을 한 마당에, 모든 걸 밝혀야 상대도 마음을 열거라 생각을 굳힌 옥봉황이었다. 그런 결심을 한 차에 밝히지 못할 이유가 없었다.


 “남해의 보타암의 보련 신니께서 이몸을 이끌어주셨어요. 저의 스승이지요.”

 “예? 진정 그 어른이?”


유운은 채 말도 끝내지 않고 옥봉황의 면전에 깊이 고개를 숙였다.


 “소생 상관 유운라 하오. 그때 연화주(蓮花洲)에서 몽환도의 이야기를 군협들 앞에서 발설하지 않았다면 여협의 스승께서 그런 치욕을 당하지 않았을 거외다.”

 “......? 그럼 공자께서 그 몽환도를 손에 넣었고 그림의 비밀을 풀었다는 말씀이군요?”

 “예, 몽환도의 비밀이 낙경 무하도였지요. 그런데 소생이 실수를 했소이다. 그 곳에서 찾은 기경비서를 파쇄해 버렸으면 되었을 것을 혹시라도 소생이 아닌 또다른 기재가 나타나 익히기를 바래 그냥 두고온 것이 화근이 되었소이다.”

 “......?”

 “결국 그 기서를 여협의 스승이시 보련 신니께서 찾으신 거외다. 해서 그날 연화주에서의 그날 신니의 그 맑은 무아의 심성에 무림의 혼란을 막고자 자신도 무하도를 다녀왔다는 말을 뱉어 버리고 만 거지요.”

 “스승님께서 왜 스스로 그 사실을 밝히셨을까요?”

 “자신이 기서비경을 찾아 없애 버렸다는 말씀을 하신 게지요. 기서가 강호에서 사라졌다면 더는 서로 반목을 않고 무림의 편화가 이루어지리라 생삭하신 겁니다.”

 “오호... 스승님께서 진정 그러셨습니다그려.”

 “그게 소생의 실수였소이다. 그 일 때문에 신니께서 처절하게 목숨을 버리신 게지요. 그 모두가 소생의 불찰입니다. 고개 숙여 용서를 비오이다."


처절한 난행과 살인극, 그 원인이 자신에게 있다며 진심어린 사과의 말을 하는 유운을 향해 옥봉항이 천만부당 가당치 않다는 표정으로 손을 내저었다.


 “짐작대로 그대가 소문의 그 공자시군요. 천궁의 지존이라는...”

 “예, 소생이 천궁의 군주외다.”

 “천궁의 군주를 뵙다니 영광입니다.”

 “그리 말해 주니 몸 둘 바를 모르겠습니다. 옥 여협, 고맙습니다.”

 “이 몸, 강호에서 옥봉황이니 옥 여협이니 불리는 것도 지겨워요. 공자까지도 그러니 더욱 불편하게 들립니다. 전 옥린이라 합니다. 그냥 편히 이름을 불러주세요.” 


말을 하다가 언뜻 멈추며 가만히 유운의 얼굴을 바라보던 옥봉황이 조심스럽게 말을 이엇다.


 “공자, 혹시... 혹시 말이에요. 소문의 그 기서가 저의 스승님 외에 다른 곳으로 흘러간 곳이 있을까요?”


스스로 ‘옥린’이라 불러달라며 호감을 보이는 이 순간에도 기서의 존재에 관심을 두는가 하여 유운의 얼굴에 싸늘한 표정이 스쳐 지났다.


 “아니에요, 오해는 마세요. 요즈음 갑자기 무공이 일취월장하여 혼원일기(混元一奇)라 존경받는 황산(黃山) 남궁세가의 남궁 가주가 혹시나 스승님을 겁박해 기서의 내용을 탈취한 것은 아닌가 하여 물어본 말이에요.”


황급히 사과를 하는 옥봉황의 말에 처연한 얼굴빛을 보이던 유운이 한숨을 내 쉬며 대답을 했다.


 “죄송합니다. 갑자기 신니의 귀천(歸天)이 생각난 탓입니다. 소생의  생각에 보련 신니께서는 결코 입을 열지 않았을 거외다.”

 “허기야, 만약 남궁 가주가 기서를 얻었다면 강호에 그 소문이 파다했겠지요. 제가 천천히 알아보도록 하지요.”


옥봉황은 유운의 마음을 염려해 더 이상 묻지를 않고 입을 닫았다.


 “소생은 이 길로 해남으로 가서 척용환을 만나볼까 합니다. 옥 여협, 아니 옥 낭자께서는 황산으로 갈 요량이신지?”

 “호호호호… 저도 공자님처럼 뒤를 미행해 볼까요? 아니면 동행을 허락하시던지…”

 “그럼, 황산은?”

 “황산의 세가가 어디 금방 사라진답디까?”

 “좋아요, 함께 갑시다. 소생도 누가 뒤를 미행한다면 별로 유쾌하지 않으니까요.”

 “그렇다면 굳이 미행할 필요가 없지. 호호... 잘 되었다.”

 “이... 이런...”


은근히 정이 든 것 같은 말투다. 티격태격하다 어느새 가까워진 두 사람의 마음이었다.


 “헌데 공자, 공자께서는 그 높은 천궁의 무공을 지니고 강호를 횡행하셨는데 어찌 무림을 뒤흔든 삼협의 그 일을 모르고 계셨는지?”


옥봉황이라는 자신의 별호조차 모르고 있었다는 유운에게 서운함 감정을 표현한, 여인의 방심을 담은 물음이기도 했다.


 “그런 사소한 일쯤은 초연하리라 여겼는데… 강호의 영걸 옥봉황도 궁금해 하구려.”

 “그 일이 사소하다니요? 때문에 청성이 그런 수모를 당할 만큼 강호가 떠들석한 사건이었는데요.”

 “그 참, 말씀 드리지요. 당시 소생은 수련을 하느라 천궁에 갇혀 있었고 천궁의 제자들은 자신의 자리를 지키며 소생의 출두를 기다리며 맞이할 일에 혼신을 기울였지요. 해서, 강호의 일은 도외시했기에 그저 모르고 지났을 뿐이외다.”

 “호호호... 그랬구나. 그 일을 알 수 있을 형편이 아니었다? 휴우... 이 옥봉황의 행보에 관심이 없었던 게 아니어서 다행이다."

 “예?”

 “아니, 아니에요. 푸훗... 이제 이야기는 그만 나누고, 어서 해남 척용가로 출발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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