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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건곤정협행 수정본 149

야판
2022-10-03 04:26 1,668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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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9회  본색현출(本色現出) 3




생각해 보니 그랬던 것도 같았다. 혈투의 참여든 강호 규제든 장문인이 모든 제자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혼자 결정을 한 후 강요하고, 그것조차도 오로지 장문인의 체면 때문에 시간의 여유도 없이 촉박하게 결정되어 이루어진 일이었다.


 “그러니 말이오. 아무에게도 알리지 말고 환중 도인 혼자 은밀히 움직여 기서비경을 손에 넣게 되면 귀파에 득이 될 뿐만 아니라, 앞으로 귀하의 힘으로 청성이 봉문을 풀어 강호에 이름을 날리게 되고, 그 후 그대가 청성의 장문인 자리는 차지한다 한들 어느 누가 탓 할 사람이 있겠소이까.”

 “헉, 방금 무어라 하셨소?”


현 장문인을 그 자리에서 몰아내고 자신이 장문인의 자리에 오른다? 정상적인 상황에서의 그 행위는 분명 하극상이 될 뿐이다. 그러나 청성이 힘을 잃어가는 이 순간, 드높은 무공으로 청성의 실추된 명예를 회복한다면 충분히 제자들의 호응을 얻을 수 있는 기막힌 기회가 아닌가. 환중 도인에게는 숨이 멎을 만한 충격이었다.


 ‘그렇지, 이 사람의 말이 옳다. 내가 우리 청성파의 명예를 높여 장문인의 자리를 차지한다고 해도 누가 이의를 달겠는가!’


환중 도인은 사립인의 요설에 점점 젖어들어 이제는 마음에 서서히 웅심이 싹텄다.


 “허면, 그 몽환도가 가리키는 무하도를 찾아갈 때 기필코 빈도와 동행을 하시겠다는 말이지요?”

 “그렇소이다.”

 “그럼, 그곳에서 아무 소득이 없으면 남해로 갈 예정이오?”

 “어허, 당연한 물음을. 환중 도우처럼 도력(道力)이 높은 사람과 함께 보타암을 방문해야지 아니고는 누가 감히 신니를 설득한단 말이오. 신니에게 무하도에서의 행적을 물어 후 비경의 실체를 찾는 일이 더욱 중요한 사안이외다.”


바로 이것이었다. 사립인이 환중 도인에게 접근을 한 이유가 청성의 도인들이 그 결투에 책임져 스스로 문파를 단속할 만큼 공명정대하다는 강호의 소문과 보타암과 친밀한 인물 중의 한 사람이라는 사실을 이용해 보련 신니가 무하도를 다녀온 이후의 비밀을 알아내려는 감언이었다.


 “좋습니다. 내 그 말을 믿지요.”


서로 굳은 약조를 하고 청성으로 돌아온 환중 도인은 당분간 폐관 수련을 한다는 구실로 백운각을 봉쇄하고 제자들의 접근을 엄히 금한 후, 적하검을 손에 들고 낙경 무하도를 찿았으나 아무도 모르게 사립인과 정체를 알 수 없는 흑의 무인들과 함께 낙경 무하도를 찾아 기서비경의 흔적을 살폈으나 어디에도 흔적은 없었다. 해서 그 즉시 남해 보타암으로 달려갔다.


 ‘혹시나 알 수 없는 일, 저놈이 나에게 위해를 가하려 한다면 이 적하검이 나를 지켜줄 게다.’

 

마음속으로 다짐하며 손에 쥔 적하검, 어리석게도 달콤한 말에 미혹되기는 했으나 그래도 혹시나 하여 자신의 안전을 담보하기 위해 아무도 몰래 청성의 보검, 적하검을 지니고 하산 한 환중이었다. 그러나 남해 보타암에는 기서비경의 흔적도 무하도의 비밀도 없었다. 그보다 보타암의 살육을 직접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환중 도인은 여섯 복면인이 자신을 바라보고 경계하는 눈초리에 도저히 그 자리를 빠져 나올 수도 없었다. 그 순간 슬며시 자신의 팔을 당기는 또 한 사람의 복면인, 그 사람 또한 자신과 마찬가지로 이 순간의 상황에 무척이나 당황한 듯 어쩔 줄 몰라 하며 이 자리를 벗어나고픈 표정이 역력했다.

그러나 다섯의 흉맹한 눈초리가 자신들을 꼼짝 못하게 옭매었다.

어쩔 수 없이 그들과 동행을 해 기서비경의 행방을 끝까지 추적을 해야 하는 진퇴양난의 혼란 속에 그들의 손에 이끌려가다시피 함께한 발 걸음, 결국 일곱 무인들이 마지막 다다른 장소는 보련 신니가 수련을 하는 암자였다.


 ‘그렇지, 강호의 소문처럼 당연히 보련 신니가 기서비경의 복본(複本)을 가지고 있거나 아니면 비경의 내용을 숙지하고 있을 게다.’

 

그 즉시 일곱 무림인들은 남해를 보타암을 도륙내고 보련 신니가 기거하는 암자로 한달음에 달려갔다.

그 암자의 실내에서 마주한 보련 신니, 한마디 말을 하지도 않고 입을 닫은 신니의 육신을 무자비하게 난행을 하고 그 어디를 뒤져도 기서비경의 흔적은 없었다.그 부부의 품속 어디에도 비경 없었고, 발가벗겨진 보련 신니의 육신을 확인 했으나 신니의 피부 어디에도 비경의 내용이 새겨져 있지 않았다. 결국 신니의 몸에 비경의 내용이 새겨져 있다는 그 말 조차 헛소문이었음을 확인한 채 어느 하나 이룬 것 없이 발걸음을 돌려야 했던 환중 도인과 그 흑의 복면인 들이었다.


 * * * * * * * * * * * * * * * * * *


진심을 다해 지난 일을 밝히던 환중이 긴 이야기를 끝내고는 한숨을 푸욱 내쉬었다. 그리고 이제는 할 말을 다했으니 어서 해독약을 주기를 바라는 그의 눈빛이 안타까웠다. 환중 도인의 입에서 낙경 무하도뿐 아니라 남해 보타암의 보련 신니의 존함까지 들먹여졌다. 그러니 그들의 대화를 지켜보던 유운가 오히려 전신을 부들부들 떨며 긴장했다. 보련 신니의 처참한 죽음은 자신이 무하도에서 찾아낸 병법 기서 때문이 아닌가, 당장이라도 뛰어내려 모가지를 비틀고만 싶었다. 하지만 지금 불쑥 나타날 수는 없는 일, 다시 정신을 가다듬고 옥봉황의 처리를 기다려보는 수밖에 없었다.  


 “지금까지 빈도가 한 말에는 추호도 거짓이 없습니다. 제법 시간이 흐른 것 같으니 이제 해독제를 주시오.”


반나절의 여유밖에 없다고 했다. 긴 시간 말을 이어간 환중 도인은 독이 발작을 할까 조마조마 가슴을 졸이며 애절하게 부탁을 했다. 독환을 삼켜 목숨이 경각에 달려 있는 일이라고는 하나, 득도를 위한 수련을 하는 도인인 자신의 치부를 낱낱이 드러낸 긴 고백의 시간이었다. 헌데 그 긴 이야기의 핵심은, 가담은 했지만 자신과 또 한사람은 한 번도 손을 쓰지 않았으며 나머지 다섯 사람이 살행(殺行)을 저지르는 일을 보고만 있었고, 또한 그들 중 누구도 정체를 모른다는 어이없는 변명만 늘어놓은 환중 도인의 말이었다. 그런 그를 지켜보며 옥봉황이 작심한 듯 입을 열었다. 


 “그 모든 소문이 헛소문이었다?”

 “예, 여협. 모두가 헛소문이었소이다.”

 “그대는 그 여섯 무림인들과 달포가 넘도록 함께 행동했소. 그 많은 날들을 그들과 함께 지낸 그대가 어찌 그들의 정체를 조금도 눈치를 채지를 못하였단 말이오?”

 “정말... 정말로 알 수가 없었소이다.”

 “강호인들은 서로의 무공을 일견하는 것만으로도 출신을 알 수 있는 일, 날더러 그 말을 믿으라는 것이오?”

 “옥 여협, 진심이외다. 그들의 꼬임에 빠져 그 무진 고생을 하였으나 아무런 소득도 얻지 못한 빈도가 너무도 한심스러워 나 자신이 그들의 정체라도 파악하려 힘을 다해 노력을 했소이다. 하지만 그들의 행동은 너무나 기괴하고 신묘해 도저히 분간할 수가 없었지요.”

 “기괴 신묘한 놈들이라? 알았소. 그 말을 믿어 드리지요. 그러나 더 깊이 그들의 행동을 생각해 내어보시구려.”


강호의 소문 중 하나, 보련 신니가 자신이 무하도에서 어렵게 취득한 병법 비경을 도난 당할 것을 염려해 그 기서 구결 하나하나를 자신의 몸에 새겨 놓았다는 소문은 거짓이라고 말했다. 그리고 음적들에게 난행을 당한 보련 신니는 이미 고인이 되었다. 그때 스승이 혀를 깨물어 자진을 하며 암자 바닥에 마지막으로 흐르는 피를 손가락에 묻혀 남겨둔 적하검이란 글씨, 그 적하검을 단서 삼아 이곳 청성을 찾아, 그 단서로 환중을 추궁했으나 아직 어느 하나도 밝혀진 게 없지 않은가? 이런 저런 생각에 잠겨있던 옥봉황이 답답하다는 듯 입을 열었다.


 “환중 선배, 이 옥봉황이 선배께 한마디만 더 이야기를 하리다.”


갑자기 정중해진 옥봉황의 말에 어리둥절해진 환중도인이 황급히 대답을 했다.    

 

 “무슨 말씀을?”

 “환중 선배께서 지금까지 내게 한 말이 청성 장문인의 귀에 들어가면 어떻게 될까요?”

 “허헉!”


그 한마디에 얼굴이 사색이 된 환중 도인이 옥봉황 앞에 털썩 무릎을 꿇었다.


 “왜, 왜 그러시오? 빈도는 여협이 묻는 말에 추호도 거짓 없이 대답을 한 것뿐이오. 제발… 제발 장문인에게 만은 말을 말아 주시오.”


자신이 장문인의 자리를 탐냈다는 말이 청성의 장문인 환공 도장의 귀에 들어가면 결과는 자명한 일이다. 환중 도인이 옥봉황의 옷자락을 붙들고 통사정을 했다.


 “환중 선배, 청성의 장문인 자리가 그리도 탐이 나더이까?”

 “그… 그건, 다만 청성을 위한 마음에…”


황설수설 변명을 늘어놓는 환중 도인의 귀에 옥봉황의 의외의 말이 흘러들었다.


 “알았소이다. 내가 환중 선배를 장문인이 되도록 만들어 드리지요. 선배께서 명실 공히 청성의 제자 중 가장 높은 무공을 터득하고 청성에 헌신 한다면 장문인이 되고도 남을 거외다. 내 공력을 나누어 드리더라도 그리 되도록 도와 드리지요.”


이 또 무슨 말인가?

옥봉황이 환중 도인에게 자신의 무공을 전수해 주겠다는 언질이 아닌가. 돌변한 옥봉황의 태도가 도리어 환중 도인의 가슴속에 알 수 없는 두려움이 밀려오게 만들었다. 그러나 노회하고 욕심 가득한 환중 도인이다. 어쨌든 무공은 높아질수록 좋은 것, 환중은 옥봉황의 입에서 그 말이 떨어지자마자 다급히 그녀의 면전으로 기어와 고개를 숙였다.


 “옥 여협, 고맙습니다. 빈도는 앞으로 여협을 스승처럼 모시겠습니다.”

 “호호호… 그래요? 강호의 선배를 제자로 받아들인다는 건 어불성설이지요. 그러나 조건이 있습니다. 최대한 노력을 하여 그 여섯 무림인들의 정체를 알아내십시오. 아니, 정체를 파악하기 힘들면 조그만 실마리라도 알아내도록 하세요. 그리한다면 선배가 청성의 장문인이 되도록 결연히 돕지요.”

 “알겠소이다. 빈도 분골쇄신 그들의 정체를 파악하도록 노력하겠습니다. ”

 “좋습니다, 환중 선배. 대신 장문인에게는 일체 말을 하지 않도록 하지요. 그리고 내가 말한 제안은 선배와 나만의 비밀이외다. 조만간 선배가 힘을 가지도록 만들어 드리겠습니다. 그럼 나는 이만…”


옥봉황이 인사를 하고 백운각의 문을 나서려 하자 환중도인이 기급을 하며 숨넘어가는 소리를 질렀다.


 “어어어... 옥 여협. 해독약을 주셔야지요!”


다급한 목소리에 옥봉황이 환중 도인을 돌아보며 싱긋 웃음을 흘렸다.


 “호호호… 환중 선배, 선배가 목으로 넘긴 환약은 독환(毒丸)이 아니라 마음을 맑게 만드는 청랑환(晴朗丸)이었습니다. 선배의 몸과 마음이 한층 더 맑아졌을 거외다.”


그리고는 두말 않고 백운각을 벗어나 몸을 날리는 옥봉황이었다. 유운 역시 허공을 나는 그녀의 뒤를 따르며 생각에 젖었다.


 ‘환중 도인이 말하던 그 또 한 사람이라는 인물이 혹시 척용세가의 장주 척용환 그자가 아닐까?’


이런저런 생각을 하며 뒤를 따르는 동안 어느새 청성산을 벗어나, 성도의 북서쪽 관현에 도착한 옥봉황은 그곳의 아담한 객잔 앞에 멈추었다. 그녀를 본 객잔의 점원이 조르르 달려 나와 맞이했다.


 “어서 오세요. 말씀대로 계시던 방은 비워 놓았습니다.”


마치 이곳에 오랫동안 머문 손님 같았다.


 “고맙구나. 여기서 며칠을 더 묵어야 할 것 같다. 시장하니 우선 음식이나 내어 오너라.”


옥봉황이 객잔에 여장을 푸는 것을 확인한 유운은 혼자 고개를 끄덕이며 오던 길을 되돌아 청성을 향해 몸을 날렸다.


 * * * * * * * * * * * * * * * * * *


청성 백운각 실내가 안개 낀듯 뿌옇게 흐려지며 인영이 날아들었다.


 “옥 여협, 어인 일로 다시 찾아오셨소?”


그 그림자는 마치 옥봉황의 모습이었다. 긴 대화를 끝으로 백운각을 떠났던 그녀가 다시 자신을 찾았다. 무언가 잘못된 일이라도 있는지 흠칫 놀란 환중 도인이 얼른 자리를 안내하며 떨리는 음성으로 물었다.


 “별일 아니오. 한 가지 궁금증이 남아 확인하려 왔소이다.”

 “빈도가 드린 말에는 추호도 거짓이 없습니다. 어떤 점이 궁금한지요?”


환중 도인은 지금껏 자신이 한 말 중 옥봉황이 어느 부분을 믿지 못해 다시 찾아왔는가, 가슴을 진정시키는 조심스러운 태도로 말을 기다렸다.


 “그게 아니오. 내가 환중 선배를 돕겠다 약속까지 한 마당에 더는 무엇을 의심하리까. 다만 몇 가지 사실만 확인하고자 하오. 무하도에서 그들과 행동을 할 당시 선배를 포함한 일곱 사람은 서로 떨어진 적이 없이 언제나 함께 움직였소?”


환중 도인은 옥봉황이 묻는 말의 의도를 짐작할 수가 없어 한동안 그 당시를 더듬고 있다가 언뜻 한 가지 생각이 떠올랐다.


 “맞습니다, 여협. 남해를 따니 중원으로 향하던 중 우리를 인솔한 사립 복면인이 님해의 뒷마무리가 미진하다며 다시 그곳으로 간 일이 있었습니다. 당시 빈도의 짧은 소견에, 그가 보타암의 시신을 감추려 다시 간 게로구나 생각해 가벼이 넘겼지요.”


시신, 분명 보련 신니의 시신이다. 그러나 끓어오르는 울분을 속으로 겨우 달래며 태연히 물었다.


 “시신이라,  그 시신의 상태는 어떠했소?”

 “난행을 당한 후 흑의 무림인의 장을 맞아 목숨이 격악에 달린 상황에서 난행까지 당해 신니의 전신이 훼손된 상태로 방 안에 널브러져 있었지요.”

 “그래요? 으음, 알았소. 혹시 그 사립인의 행동 중 특별히 기억나는 일은 없습니까?”

 “그들 모두가 지극히 조심스러워 단서가 될 만한 어떤 행동도 하지를 않아 특징을 찾아내기가 어려웠습니다. 가만… 맞아, 그렇지. 그 사립인이 남해로 달려가 한동안 돌아오지 않자, 기다리다 지친 그들 중 한 명이 혼자 중얼거린 말이 있습니다만…”

 “무... 무슨 말을?”


이번에는 옥봉황처럼 보이는 인물이 급해졌는지 어조가 날카롭게 변했다.


 “그 말은… 맞아요. '어찌 이리 늦으시나? 혹시 대 공자가 세가로 먼저 가신 건 아닌가' 하는 기다리다 지친 그들끼리 주고받던 말이었습니다.”

 “대공자? 세가라? 그 외에 다른 말은 없었소이까?”

 “예, 분명 세가라 했습니다. 그 말만 하고 입을 닫고는 사립인이 돌아오기를 기다리고 있었을 뿐이었습니다.”

 “으음, 세가라. 기억을 되새겨 주어서 고맙소. 그런데 환중 선배, 선배는 얼마 전 무슨 일로 악양을 다녀왔습니까?”

 “악양? 그곳에는 빈도가 가지 않고 제자를 보냈는데, 어어... 옥 여협이 어찌 그 사실을 알고 있습니까?”


무심코 대답을 하다 아차 실수로구나 여긴 환중 도인이 당황함을 감추지 못하고 더듬거리는 순간 옥봉황의 입에서 추상같은 호통이 터졌다.


 “환중! 아직도 거짓말을 하며 나를 기만하려 하느냐? 너는 분명 너와 비슷한 처지를 당한 또 한 사람을 만나러 갔다. 그리고 그 인물은 해남 적용세가의 장주 척용환이 틀림없을 터!”

 “어엇, 옥 여협께서 어찌 그 사실을 알았습니까? 휴우… 어쩔 수 없군요. 맞습니다. 빈도가 만난 사람은 척용환 장주가 맞습니다.”


한 번 뱉은 말을 주워 담을 수는 없었다. 도리 없이 실토를 하는 환중 도인을 보며 옥봉황이 혀를 끌끌 찼다.


 “쯧쯧… 옥봉황과 대화를 나눌 때 이 사실도 미리 밝혔으면 본 공자가 다시 이곳을 찾을 일도 없었을 것을! 환중 도인, 솔직히 말해주어 고맙소이다. 그럼…”


그리고 그 그림자는 뒤돌아보지도 않고 백운각을 벗어나 저 멀리 사라졌다. 헌데,


 “뭐라? 옥봉황과 대화를 나눌 때라니, 그리고 본 공자라 이게 무슨 말이냐. 그럼 방금 그 인물은 옥봉황이 아니란 말인가? 그렇구나. 저 사람의 체구는 먼저 이곳에 왔던 옥봉황보다 훨씬 듬직하다. 어허… 내가 무엇에 홀렸는가?”


환중 도인은 이제 진정 정신이 나간 사람처럼, 의문의 그림자가 사라진 먼 하늘을 얼빠진 눈으로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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