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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리건곤정협행 수정본 148

야판
2022-10-03 04:26 2,829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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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148회  본색현출(本色現出) 2




알고 싶은 일이 너무도 많아 당장이라도 옥봉황이라 불리는 이 여인의 앞을 막아 묻고 싶었다. 그만큼 많은 의문이 유운의 머리를 뒤흔들며 복잡했다. 허나 그녀의 행보가 또 다른 의혹을 풀어줄 실마리가 되리라 여긴 유운은 말없이 옥봉황의 뒤를 따르기만 했다. 청성에서 무언가를 알아낸 것 같은 봉황검이 그 정보를 이용해 중요한 행보를 하리라 짐작한 때문이었다.

그런데 뜻밖에,

옥봉황은 청성에서 얼마 떨어지지 않은 객잔을 찾아들어, 아직 날이 훤하건만 잠을 청했다. 잠시 휴식을 취하려나 보다 생각한 유운 역시 도리 없이 객잔의 옆방에 들어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러 삼라만상이 모두 잠든 칠흑 같은 밤이 되자 한동안 휴식을 취한 옥봉황이 벌떡 자리에서 일어나 또다시 청성으로 향했다.


 “……?”


청성을 떠나 다음 행보를 시작하리라 생각해 뒤를 쫒았는데 날이 깜깜하게 어두워지기를 기다려 다시 청성으로 발걸음을 돌렸다.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지만 혹시라도 어떤 복안이 있는 건 아닐까 여겨 그녀의 뒤를 따랐다.

그 같은 유운의 의아심은 아랑곳 않고 신속하게 몸을 날려 청성에 당도한 옥봉황은 백운각의 누각 아래로 내려앉아 조그만 창문의 틈사이로 실내를 살폈다. 아니, 백운각이 아니라 그곳 내실에 마련된 환중 도인의 침소를 살핀 것이다. 그리고는 한참 잠들어 있는 환중을 확인 옥봉항이 소리 없이 날아들었다.


 “누... 누구냐!”


비록 잠속이라고는 하나 도력에 일가견을 이룬 지키는 도인이 아닌가, 예민하게 인기척을 느낀 환중이 벌떡 일어나 소리를 질렀다.


 “……?”


그러나 그의 입에서는 고함이 소리가 되어 나오지를 않았다. 순식간에 아혈(啞穴)을 점혈 당해 눈만 멀뚱멀뚱 뜬 환중 도인의 곁으로 다가선 옥봉황은 말없이 그의 아래턱을 쳐 입을 열게 만든 다음 환약 한 알을 입속에 밀어 넣었다.


- 턱!

- 꿀꺽!


환중 도인은 자신의 의지와는 무관하게 그 환약을 삼킬 도리 밖에 없었다. 그런 그를 물끄러미 바라보던 옥봉황이 조용히 입을 열었다.


 “환중, 너는 지금 화골환(化骨丸)을 입속으로 삼켰다. 반나절 안에 해독약을 복용하지 않으면 뼈와 살이 모두 녹아 죽게 될 게다. 지금 네놈의 아혈을 풀어줄 테니 내가 묻는 말에 한 점 거짓 없이 대답을 하겠느냐?”


벙긋벙긋 입만 열었다 닫았다 하며 알아들었다는 듯 고개를 끄덕이는 환중 도인을 바라본 옥봉황이 손을 슬쩍 내저었다.


 “으으으... 휴우…”

 

점혈을 당했던 아혈이 풀리자 환중 도인은 한숨을 내 쉬며 벌레가 스멀스멀 기는 듯한 자신의 몸뚱이를 만져보았다. 아직은 화골환이 혈맥을 파고들지 않아 중독의 증상은 나타나지 않은 듯했다.


 “옥봉황, 광명정대한 인물이라 소문이 자자한 그대가 어찌 파렴치하게 독까지 쓰오?”


환중 도인의 따지는 말에 옥봉황은 냉소를 머금었다.


 “파렴치하다? 맞아, 본녀의 행위가 염치는 없는 짓이긴 하구먼. 호호호... 그렇구나. 미안하오, 환중. 내 그대에게 못할 짓을 했으니 듣고 싶은 말은 다음으로 미루고 그만 돌아가리다.”


발걸음을 돌려 천천히 문 앞으로 걸음하자 등 뒤에서 환중 도인의 다급한 절규가 터졌다.


 “옥… 옥 여협, 빈도가 실언을 했소이다. 무엇이던 물어 주시오. 내, 아는 대로 답해 드리리다.”


독이 몸속에 퍼지는 시간이 겨우 반나절이라 했다. 이대로 돌아가 버리면 화골환에 의해 목숨을 잃어 뼈도 남지 않을 것이 아닌가? 환중 도인은 한시라도 빨리 해독약을 얻을 요량으로 그녀가 사라지기 전에 고함을 지른 것이다.


 “그래? 그럼, 내가 묻는 말에 단 한마디 거짓 없이 대답할 수 있을까?”


환중 도인의 태도가 달라졌다. 무릎걸음으로 기다시피 옥봉황의 곁으로 다가간 환중 도인이 옷자락을 잡으며 딱한 목소리로 사정을 했다.


 “무엇이든 묻는 대로 답하리다. 무엇이든 빨리 물어 보십시오!”


순간 옥봉황의 표정이 싸늘하게 변했다.


 “환중, 남해를 찾았던 무림인들은 누구누구인가?”


자신의 행위를 묻는 게 아니다. 환중 도인의 행적은 이미 알고 있으니 함께 움직인 사람의 정체를 밝히라는 물음에 당황한 표정이 얼굴에 그대로 드러났다.


 ‘이… 이년이, 대체 어디까지 알고 묻는 말인가?’


재빨리 머리를 굴려 이 궁리 저 궁리를 했으니 자신의 목숨이 촌각에 달린 지금이다. 환중 도인은 결심한 듯 신중히 입을 열었다.


 “옥 여협, 그 일곱 사람의 정체는 빈도도 알지 못합니다.”

 “호호호, 일곱 사람? 환중 이놈. 나는 다만 남해를 찾았던 무림인들이라 말했다. 그런데 일곱 사람이라? 역시 네놈이 보타암을 피로 물들인 그들 중 한 놈임은 분명하구나!”


인원까지 확인해 자신이 일곱 명 중 한 명이라는 사실을 스스로 실토를 한 꼴이 되고 말았다. 환중 도인의 얼굴은 사색이 되고 말았다. 그 순간, 옥봉황의 뒤를 쫓아 백운각의 천정 안에 숨어 귀를 기울이던 유운 역시 긴장을 했다.


 ‘남해 보타암의 일곱 무인이라? 그보다 일곱인 중에 청성의 환중이 포함되어 있다. 역시 어르신이 마지막으로 알려준 일곱 문파가 단서이긴 하구나. 그런데 옥봉황이라는 저 여협이 장흔을 확인하는 것은 무슨 이유일까?’


도저히 짐작할 길이 없어 고개를 갸웃거리는 순간 환중 도인의 다급한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아… 아니오. 나는 아니오.”


말까지 더듬는 환중 도인을 향해 옥봉황의 추상 같은 한마디가 터졌다.


 “환중, 이 옥봉황이 강호에 알려지면 받게 될 비난조차 무릅쓰고 그대에게 화골환을 먹였다. 이제 불과 반나절도 남지 않은 시간이면 목숨도 흔적도 없이 사라진다. 더 이상 감추어 나를 속일 생각은 말라.”

 “옥 여협. 그런 말이 아니오. 빈도가 남해에 간 건 맞으나 진정 그들의 정체는 모릅니다.”

 “정체를 모른다? 환중, 그대와 함께 있었던 인물이 분명 일곱 사람은 맞느냐?”

 “예. 분명 일곱이었소이다.”


기어드는 목소리였다. 위에서 내려다보는 유운 역시 정신을 가다듬었다. 저들의 대화를 좀 더 들어보면 그 일곱 명의 정체가 옥봉황에 의해 드러날 것이 분명하다. 다시 기척을 숨기고 방 안을 면밀히 주시하는 유운의 귀에 두 사람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그대가 그 일곱 명과 연합하여 보련 신니의 목숨을 앗은 것은 분명하렸다?”

 “아니오. 빈도는 손을 쓰지 않았어요. 보련 신니에게 장을 날린 사람은 빈도를 제외한 나머지 다섯 명이었습니다. 그것도 신니가 불당에 앉아 삼매경에 들어 있는 그 순간 암암리 암경을 가해 공격을 한 것이외다. 그때 만약 삼매경에 들지 않았다면 우리들 중 어느 누구도 신니의 신형 가까이 다가가지도 못했을 겁니다.”

 “가만, 다섯이라? 그대를 제외 한다 해도 여섯 명이다. 그런데도 다섯이라? 어서 그 자세한 내막을 말하지 못할까?”

 “그… 그것이. 예, 말하지요. 그 당시의 일곱 사람 중에 나와 비슷한 처지의 무림인이 또 한 사람 있었습니다. 그도 우연히 꼬임에 빠져 합세를 하게 된 인물입니다.”

 “좋소, 그대의 말이 타당하다면 내 인정하리다. 우선 그자의 정체부터 밝히시오. 그리고 나머지 다섯 명의 신상을 하나하나 말해 보시오.”

 “모릅니다. 우리들 모두가 복면을 해 서로를 알아 볼 수가 없었으며, 또한 그들이 사용하는 무공은 한 번도 본적이 없는 특이한 무공이라 그로도 정체를 파악 낼 수가 없었습니다.”

 “이놈, 환중. 조금 전 네 입으로 한 사람은 안다고 말하지 않았던가? 그런데 지금은 모두 모른다니 진정 화골환의 독기로 네놈의 몸이 모두 녹아 없어지기를 바란단 말인가?”

 “아니오, 제발 살려 주시오. 그 무림인도 당연히 복면을 하여 정체는 알 수 없었으나 모두 보련 신니에게 장을 뿌려대는 순간, 빈도가 머뭇거리는 것을 보고 슬며시 나의 소매를 잡아끌더이다. 그리고 함께 한 발 물러나 있자고 내 귀에 속삭였지요.”

 “그 참 이상한 일이로구나. 악행에 발을 담아 온갖 음행을 저지르는 상황에서도 목숨은 소중히 여기고 있었단 말인가?”

 “아니오. 우리는 음행을 저지르지도 않았소.”


그래도 말하는 투가 정말 음행에 가담하지 않았다 강변하는 모습이 끝까지 청성의 도인행세였다.


 “그 무슨 가당찮은 소리를! 그들과 한배를 탄 두 사람이 어찌 함께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변명하는가?”


환중 도인은, 의심이 가득한 눈빛으로 바라보는 옥봉황의 얼굴을 직시하며 황망히 대답 했다.


 “빈도는 다만 그들의 꼬임에 빠져, 혹시나 기경 비서의 한 자락이라도 얻어 볼 수 있을까 하여 따라갔을 뿐이외다. 또한 그 사람도 비급이 탐이 났다 하더이다.”

 “득도한 청성의 도인이 그렇게 쉬 꼬임에 빠졌다? 그렇다면 강호행을 자제하던 청성에 그들이 찾아왔더란 말인가?”

 “그런 게 아니오.”

 “허면, 청성산을 벗어나지도 않은 그대가 어떻게 그 사람들을 만날 수 있었다는 말인가?”

 “그건, 으음… 내 말하리다. 빈도가 책임지고 있는 백운각은 청성의 살림을 맡고 있기는 곳이기도 합니다. 때문에 꼭 필요한 생필품을 구하기 위해 몇몇 제자를 데리고 한 번씩은 하산을 해야 하지요.”

 “그대의 장문인은 청성이 자중을 하던 중 한 사람도 하산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장문인께서는 강호의 활동을 얘기한 것이겠지요. 진정 그동안 강호에 나서서 활동을 한 본문의 제자는 없었습니다. 빈도와 백운각 소속의 몇 명의 제자들도 장문인의 엄격한 통제 하에 생필품의 수급만을 담당하고 있었지요.”

 “그토록 엄격한 상황이라면 함께 하산한 제자들의 눈을 피할 수도 없었을 것이다. 어떻게 하여 제자들의 눈을 피해 그들과의 접촉이 가능했느냐?”


점점 조여드는 봉황검의 질문에 환중 도인의 등에는 진땀이 흘렀다.


 “말씀 드리지요. 어느 날, 하산을 했다가 청성으로 돌아오는 길에 잠시 쉬기 위해 객잔에 들렸던 날이었지요. 그 때 나와 만났던 무림인은 오직 한 사람이었습니다. 내 귀에 구석 자리로 옮겨 오라는 전음이 조그맣게 들려왔습니다. 전음의 방향으로 흘낏 바라보니 사립을 눌러 쓴 무림인이 손짓을 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이미 몸속에는 화골환이 녹아들었다. 환중 도인은 어쩔 수없이 옥봉황에게 그때의 상황을 소상히 털어놓기 시작했다. 환중 도인의 입에서 흘러나오는 말소리가 천정 위의 유운에게도 똑똑히 들렸다.


 “우연히 들린 그 객잔이 이 환중에게는 유혹의 시작이었습니다. 사립을 눌러쓰고 검은 복면으로 얼굴을 가려 정체를 숨긴 그 무림인은 목소리를 낮추어 내게 조그맣게 말했지요.”

 “그 사람이 무어라 했소?”

 “청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준다며 내 귀에 속삭였지요. 장문인의 오판 때문에 엉뚱하게 우리 청성만 무림에 책임을 진 그때였습니다. 그 소리를 듣자마자 빈도의 귀는 번쩍 뜨였지요. 그래서 마음을 다잡아 물었습니다.”


그 사립인을 만나게 된 날을 이야기 하는 환중 도인의 표정은 회한으로 가득했다. 연이어 환중 도인의 입에서는 지난날의 그 상황이 술술 흘러나왔다.


 * * * * * * * * * * * * * * * * * *


그때 그날은 환중 도인에게는 잊을 수 없는 날이었다. 아니 사립인이 그의 귀에 대고 속삭이던 말은 환중의 마음까지 들뜨게 한 말이었다.


 “청성의 명예라니 그 무슨 말이오?”


가늘고 여린 사립인의 말투, 환중 도인이 그 말에 혹해 더욱 가까이 다가앉았다.


 “후후후… 명예지. 당연히 청성의 명예지!”


사립 복면인의 밑도 끝도 없이 툭 던지는 말, 환중 도인의 마음을 자극하는 호기심이었다.


 “그래, 명예라 칩시다. 그 명예를 회복하는 방법은 무엇이오?”

 “흐흐흐… 낙경 무하도!”


무하도라면 몽환도 속의 지도가리키고 있다는, 지금 강호에 떠도는 그 소문 속의 섬을을 말하는 것이 아닌가? 그 무하도가 청성의 명예를 회복한다? 그렇다면 이 사립 복면인이 무하도의 내력을 알고 있단 말인가? 환중 도인의 눈이 뻔쩍 뜨였다.


 “귀하는 무하도의 흔적을 알고 있단 말이오?”

 “아니, 만약에 무하도에서 별무소득이면 남해!”

 “남해? 혹시 보타암을 말하오?”


사립인이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푸후후훗, 빈도가 그리도 어리석게 보이시오. 잘못 보셨소이다. 남해의 보련 신니는 무림인 모두가 공인하는 선인(禪人)이외다. 그런 신니를 들먹이며 빈도를 현혹시키며 접근을 한 귀하의 진정한 의도나 밝히시오. 그렇지 않으면!”


환중 도인은 사립인이 자신을 놀리는 것이라는 생각했다. 얼굴에 노기를 띠며 오른손을 가슴 위로 천천히 들어올렸다. 두 번 다시 실없는 말을 한다면 그냥 넘어가지 않겠다는 무언의 표현이었다.


 “내게 손을 쓰시겠다? 허허허… 환중, 그대의 사형인 청성 장문인의 어리석은 결정 때문에 청성파가 그런 봉변을 당하지 않았던가?”

 “헉. 귀하는 내가 누구인지 알고 계셨소?”


이 사립인은 자신이 청성 장문인의 사제란 신분임을 파악하고 짐짓 접근한 것이 아닌가? 환중 도인이 흠칫 놀랐다.


 “암, 알고말고. 머리에 검은 두건을 쓰고 강호를 활보하는 도인이 청성 외에 또 있는가? 그리고 그대의 얼굴에 흘러내린 그 수염, 당연히 환중인 게지. 내 그대를 알고 있기에 그대에게 청성의 명예를 회복할 수 있는 방법을 알려 주려는 게야!”


당연히 청성파의 환중이라는 것을 알고 접근을 한 것이라 했다. 그렇다면 아무런 목적이 없이 자신을 돕겠다는 말은 아닐 터, 환중도인은 사립인의 의중을 조금 더 살피려는 생각으로 물었다  


 “하필이면 은인자중 중인 우리 청성에 도움을 주시려하오? 귀하는 청성 외의 또 다른 방파와도 만나 그들과 대화를 나누어 보았소?”

 “어허, 이 어리석은 사람을 보았나. 이보시오 환중, 일해낭중 천강과 삼협에서 벌어진 그 날의 결전에서 청성만이 패한 게 아니고 구파일방 모두가 일해낭중의 일검에 패했소. 그러나 귀파의 장문인은 오직 그 결전을 선동하였다 하여, 여타 방파의 압력에 못 이겨 스스로 책임을 지지 않았소?”


청성 장문인의 우유부단함 때문에 자숙을 한 게 아니냐며 은근히 변죽을 울렸다.


 “그 말은 맞습니다. 본문의 장문인께서 괜한 선동의 책임을 진 게지요.”

 “그 보시오. 그때 청성을 제외한 여타 문파들은 어떠했소이까? 귀파에 의리를 지켜 책임에 동참한 문파는 하나도 없이 오히려 귀파가 자중을 한 그 시기를 틈타 더욱 자파의 세력을 키워 강호를 횡행하지 않았소이까? 귀파 홀로 장문인의 어리석은 결정으로 강호의 대열에 낙오되고 만 것이 아니오?”


듣고 보니 그럴싸한 말이었다.

강호의 각 문파를 삼협의 혈투에 함께 참여하자 선동을 했다는 책임을 지고 강호에 나서지를 않았다. 그런데 모두 연합한 공격으로도 일해낭중을 제압하지 못하고 오히려 강호의 불안만 조장시켰다. 그런 명분이라면 적어도 그날 동참했던 모든 방파가 당연히 함께 책임을 져야한다는 말만이라도 표현 하리라 짐작했다. 그러나 강호의 모든 문파는 청성을 비웃기라도 하듯 삼협 혈투에서 패한 책임을 청성에 모두 떠넘기고 자신들의 문파는 지금까지도 떳떳이 활보를 하고 있다. 오기를 부추기는 그 말에 환중 도인은 고개를 끄덕이며 동조하고 말았다.   


 “좋소이다. 귀하의 말을 따르지요. 그러나 청성으로 돌아가 장문인에게 말씀드리고 허락을 득(得)해야 합니다.”


환중 도인의 대답에 사립인의 입가에는 냉소가 번졌다.


 “환중, 답답하구려. 귀파의 장문인이 삼협의 대결을 결정할 때나 귀파의 강호행을 제한하고 규제할 때 언제 그대들과 의논한 적이 있소이까? 오직 장문인 혼자의 독단으로 결정을 하고 귀파의 제자들에게는 그 시행을 강요하지만 않았소? 그런 독단적이고 능력도 없는 장문인을 아직도 받들 참이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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